“가인아~ 엄마 여기 봐봐. 엄마 흰머리 나온다. 보이지? 잘 뽑아봐~”
“엄마, 너무 짧아서 뽑기가 힘들어요~”
“아니, 그래도 좀 뽑아봐… 엄마 흰머리 나서 할머니 되면 좋아?”
“엄마! 나이가 들면 흰머리가 나는 건 당연한 거예요”

 

 

띠용! 이제 새 싹처럼 돋아난 흰머리를 뽑으려다 아홉 살 딸아이에게서 인생을 배운다.
내 나이 이제 마흔일곱. 유전적으로 흰머리가 별로 없는 편이라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친구들은 40대가 되고부터 흰머리에 대한 하소연을 하기 시작했고

어느덧 주기적으로 염색을 한다는 친구들도 많이 생겼다.


외할머니는 90세에 돌아가실 때도 흰머리보다 검은 머리가 더 많았고

77세인 엄마도 또래들에 비하면 흰머리가 현저히 없는 편이다.

외가의 유전을 물려받아서 얼마나 고맙고 다행인지 모르겠다.
그래도 요즘 머리를 들추면 “까궁” 하고 새싹처럼 돋아나는 한 가닥 두 가닥 흰머리가 신경 쓰인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흰머리가 늘어나는 건 자연의 이치다.

어디 늘어나는 것이 흰머리뿐이랴.

눈치채지 못하고 살았을 뿐 눈 밑 잔주름은 자글자글 하고

기미와 주근깨는 언제 이렇게 하얗던 내 얼굴을 뒤덮었는지 모르겠다.
어느 날 지는 노을을 바라보며 “늙는 건 서글픈 거야” 라고 말씀하시던

엄마의 쓸쓸한 뒷모습이 생각난다.

 


거울을 마주하고 있자니 늙어가는 내 모습이 서글퍼진다.

40대에 이런 마음이 드는데 50대 60대 70대…

나이 들 수록 그 쓸쓸함은 얼마나 더 깊어질까.

아이들이 쑥쑥 크는 건 대견하고 칭찬받아 마땅한 일인데

어른은 쑥쑥 큰다는 말도 없을뿐더러 나이 들어 늙어갈 뿐이다.
인체의 노화 시기는 기관마다 상이하지만 인간의 수정체의 노화는

40대 중반부터 시작되어 노안이 찾아오고 60세 이상부터는 청각이 떨어져 난청에 시달릴 수도 있다.

청년층도 마냥 안심할 수 없는 게 피부의 기능 저하는 30대부터 겉으로 드러난다고 한다.
한 살 한 살 먹어갈수록 내 신체는 속절없이 늙어가는 것이다.

 

 

어느가수가 보른노래에 

나이를 먹으면 늙어가는것이 아니고

익어 가는 것이라고,,

 

늙어 가는것이나 익어가는것이나,,

말장난이라 생각에 씁쓸한 미소를,,,

 

뉴스에 보니 강원도는 눈이 엄청나게 왔더군요ㅡㅡ

고르지못한 일기에 건강 하세요

 

캄보디아도 한달정도는 일찍 뜨거워지네요,,,

 

늘 행복하세요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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